"평가표 양식은 많이 보이는데, 그걸 그대로 써도 될까요?"
HR 담당자 없이 첫 평가를 준비하는 대표가 가장 먼저 찾는 건 대개 양식입니다. 지인 회사에서 평가표를 받아 오기도 하죠. 항목이 스무 개쯤 되고 가중치까지 꼼꼼하게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전략적 사고', '조직 기여도' 같은 항목 앞에서 손이 멈춥니다. 우리 디자이너의 전략적 사고는 무엇을 보고 판단하지? 면담에서 직원이 "조직 기여도 3점은 어떤 기준인가요?"라고 물으면, 대표는 답할 말이 없습니다. 그 기준은 지인 회사만 알고 있으니까요.
남의 평가표를 그대로 쓰기 어려운 이유
평가표는 그 회사가 역할과 기대치를 정한 뒤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결과물만 가져오면 밑에 깔린 기준은 같이 오지 않아요. 그래서 순서를 거꾸로 잡습니다. 역할을 먼저 쓰고, 평가표는 맨 마지막에 만듭니다.
1단계, 역할을 한 문단으로 쓰기
직원마다 "이 사람은 회사에서 무엇을 책임지는가"를 한 문단으로 씁니다. 업무 목록을 늘어놓기보다 책임을 적어야 나중에 기대치를 뽑기 쉬워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고객이 구매 후 겪는 문제를 영업일 하루 안에 1차로 해결하고, 반복되는 문의를 줄이는 개선안을 매달 한 가지 낸다."
2단계, 확인할 수 있는 기대치 문장 뽑기
역할 문단 가운데 나중에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만 기대치 문장으로 옮깁니다. 역할마다 3~5개면 충분합니다.
| 역할 문단의 부분 | 기대치 문장 | 확인 방법 |
|---|---|---|
| 구매 후 문제를 하루 안에 1차 해결 | 문의의 90% 이상 영업일 하루 안에 1차 답변 | 문의 처리 기록 |
| 반복 문의를 줄이는 개선안 | 매달 개선안 1건 제안, 분기에 1건 이상 반영 | 제안 기록 |
숫자는 회사 상황에 맞게 대표와 직원이 같이 정하면 됩니다.
3단계, 기록할 곳 정하기
평가 직전에 기억을 더듬어 쓰지 않으려면 기간 동안 남겨 둔 기록이 있어야 해요. 직원이 매주 "이번 주 한 일과 막힌 일"을 몇 줄 적고, 대표는 눈에 띄는 일이 있을 때 덧붙이는 정도면 됩니다. 평소 결정과 그 이유를 적어 두면 평가 때 그 기록이 그대로 근거가 됩니다.
4단계, 기대치와 기록을 놓고 면담하기
기대치 문장을 하나씩 보면서 기록을 같이 봅니다. 직원이 먼저 자기 평가를 말하고, 대표가 근거를 들어 의견을 말해요. 마지막에는 다음 기간의 기대치를 함께 고칩니다.
처음 만드는 평가표 구성
이 과정을 한 번 거치면 평가표는 간단해집니다. 기대치 문장이 항목이 되고, 칸은 '충족 / 일부 충족 / 미충족'과 근거만 있으면 돼요.
5점 척도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척도와 가중치를 촘촘하게 짜 두면 대표가 칸마다 근거를 채우지 못합니다. 한 번 운영해 보고 모자란 만큼만 더하는 쪽이 오래 갑니다.
평가를 임금·승급과 묶을 때 확인할 취업규칙 조문
평가 결과를 임금 결정이나 승급에 연결하려면 다음 조문을 봐야 합니다.
- 근로기준법 제93조: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산정기간·지급시기 및 승급에 관한 사항 등을 담은 취업규칙을 작성해 신고해야 하며, 변경할 때도 같습니다(제2호 등).
- 근로기준법 제94조: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는 경우에는 동의를 받도록 정합니다.
첫 분기 일정 예시
- 분기 첫 주: 역할 문단과 기대치 문장 작성, 직원과 합의
- 분기 동안: 주 1회 짧은 기록
- 분기 마지막 주: 면담 30분, 다음 분기 기대치 고치기
역할 문단이 세 문장 안으로 써지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그 사람은 평가보다 역할부터 정해 줘야 합니다. 평가를 언제 시작할지부터 고민이라면 10명 회사에 인사평가가 꼭 필요할까를 먼저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평가 항목은 몇 개가 적당한가요?
역할마다 3~5개를 권합니다. 항목이 많을수록 대표가 근거를 모으기 어렵고, 직원은 무엇이 중요한지 헷갈립니다.
역량 평가(태도, 협업 등)도 넣어야 하나요?
넣는다면 '협업을 잘한다' 대신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길 때 목적과 마감을 함께 적는다'처럼 행동 문장으로 바꿔서 넣으세요. 행동으로 적을 수 없는 항목은 근거를 댈 수 없습니다.
평가 결과를 연봉에 바로 연결해도 되나요?
첫 평가에서는 연결 방식을 미리 알리고 한 번은 연습 삼아 운영해 보길 권합니다. 연결한다면 상시 10명 이상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와 제94조(작성·변경 절차)에 따라 취업규칙에 그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